나의 창작시

저녁노을

신사/박인걸 2021. 5. 6. 13:10

저녁노을

 

저녁 하늘 붉게 물든 노을이

어둑어둑한 도시를 내려다본다.

수많은 군상(群像)들은 일상을 접고

아득한 보금자리를 찾아 발걸음을 옮긴다.

저 선연(鮮姸)한 노을을 바라보는

저마다의 사색은 분분하리라.

휘젓는 바람에 흔들리며 걸어가는 사람과

쓸쓸한 그림자를 밟고 가는 나그네

연인의 손을 잡고 벤치에 앉아

다정히 속삭이는 청춘남녀 눈 위로 쏟아지는

진홍빛 노을은 결이 다르리라.

어떤 날은 핏빛으로 보이다가

뜨거운 불꽃 같이 내 마음을 흔들다가

외로운 산비둘기 설음으로 퍼지다가

오늘은 붉은 안개꽃으로 핀다.

고개턱에 짙게 깔려 아픔을 토하는

저 붉디붉은 저녁노을은

늙어 감을 서러워하는 나의 슬픔을

노래에 실어 하늘 끝으로 전하고 있다.

오늘은 저녁노을이 두렵다.

20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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