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비 맞은 아카시아

신사/박인걸 2021. 5. 4. 19:26
반응형

비 맞은 아카시아

 

오월 아침에 내리는 비에 젖어

후줄근한 네 모습에서

슬픔에 겨워 울음을 터트릴 것만 같은

음읍함에 내 마음이 아프다.

어제만 해도 꽃송이 휘늘어진

호젓한 저녁 길에 네 향기에 취해

팍팍하고 고단한 심신이

흐늑흐늑하게 녹아 내렸다.

비릿한 젖내 풍기는 꽃 터널을 지나

초롱꽃 가득한 둑길을 걸을 때면

마음에 걸려 풀리지 않던 깊은 시름은

우유 빛 꽃잎이 말끔히 지웠고

오월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살이

그 하얀 꽃잎에 반사 될 때면

고운 소녀와 손을 마주잡고 거닐던

꿈길의 추억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 했다.

오늘 내리는 차가운 봄비에 젖어

어떤 슬픔을 주렁주렁 매달고

축 늘어진 가엽은 네 모습은

내 고운 추억까지 씻어내려 슬프다.

2021.5.4

반응형

'나의 창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녁노을  (0) 2021.05.06
5월  (0) 2021.05.05
마로니에  (0) 2021.05.02
백철쭉 꽃  (0) 2021.05.01
무지개  (0) 2021.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