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5월

신사/박인걸 2021. 5. 5. 08:25

5월

 

나는 5월을 제일 좋아한다.

연녹색 새순들이 하늘로 치밀고

종달새 노래들은 보리밭이랑에 흐르고

들판에 부는 바람들은

민들레 홀씨를 하늘로 띄워 보내는

짙푸른 향기에 나는 취한다.

느릅나무 껍질에는 윤기가 흐르고

다래나무 옹졸한 꽃을 보았는가.

좁쌀만 한 머루가 촘촘히 열 때

산새들의 합창이 계곡에 울려 퍼지고

물푸레나 근육이 불끈 일어서면

총총한 숲은 삶의 요람이 된다.

내 영혼을 에워싼 불길한 기운들이

여왕의 계절에는 혼비백산하고

추악한 생리적 본능들이

연한 새순 앞에서 허물어진다.

찔레꽃 순수한 감정들은

온종일 내 발자국을 따라다니고

불꽃보다 더 붉은 울타리장미꽃은

내 가슴에 사랑의 불을 지핀다.

20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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