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메밀 꽃

신사/박인걸 2020. 10. 5.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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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 꽃

 

비련으로 끝난 슬픔이

시월 달빛에 섞여 강물처럼 흐르고

귀뚜라미마저 사라진 들녘에는

애절한 그리움의 노래가 바람결에 나부낀다.

이루지 못한 사랑에 한 맺힌 넋이

돌아갈 곳마저 찾지 못해 방황하다

아득한 메밀밭 언저리에 쓰러져

밤새도록 하얀 울음을 토한다.

연실 밀려오는 파도보다

더 하얀 슬픔이 달빛에 어리비치고

배태 한 번 못해본 청상과부의 흐느낌처럼

굽이굽이 서린 창자를 쥐 뜯는 고통이

차가운 메밀 꽃밭에서 들린다.

202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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