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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 꽃
비련으로 끝난 슬픔이
시월 달빛에 섞여 강물처럼 흐르고
귀뚜라미마저 사라진 들녘에는
애절한 그리움의 노래가 바람결에 나부낀다.
이루지 못한 사랑에 한 맺힌 넋이
돌아갈 곳마저 찾지 못해 방황하다
아득한 메밀밭 언저리에 쓰러져
밤새도록 하얀 울음을 토한다.
연실 밀려오는 파도보다
더 하얀 슬픔이 달빛에 어리비치고
배태 한 번 못해본 청상과부의 흐느낌처럼
굽이굽이 서린 창자를 쥐 뜯는 고통이
차가운 메밀 꽃밭에서 들린다.
202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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