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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형상 없는 실존이며 실체 없는 존재이다.
물들인 낱낱의 줄로 짜여 지고
얽힌 무늬로 수놓은 복잡한 천이다.
신념과 이념을 수놓은 깨지지 않는 그릇이며
정조와 지조를 굽히지 않는 기둥이다.
깨지면 무서운 칼날이 되고
중심을 잃으면 무너지는 산(山)이 된다.
잔뜩 골이 나면 한 마리 독사가 되고
타락하면 흉측한 악마가 된다.
자기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선한 눈빛의 한 마리 암곰이다가
곤두세운 발톱으로 쫓기는 사슴의 목을 물어
제 새끼에게 먹이는 수사자(獅子)이다.
일월성신(日月星辰)을 담은 하늘이며
초목 무성하게 아우러진 숲이다.
열면 닫기 힘들고 닫으면 열기 힘든 문이며
퍼내고 퍼내도 줄지 않는 샘이다.
누구도 스스로 지키기 힘든 성(城)이며
매일 흔들리는 나뭇잎이다.
내 평생 살았어도 내 마음 아직 몰라
풀지 못한 수수께끼 같아 괴롭다.
202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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