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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여움
지루한 장마 비
흠뻑 젖은 숲속에서
산비둘기 구슬프게
목 놓아 울고 있다.
적황색 산나리 꽃
비에 젖어 가엽고
빗물 젖은 야생화들
슬픈 그리움 가득하다.
떼를 지어 쏘다니던
떠돌이 뱁새들은
젖은 날개 움츠린 채
넝쿨 숲에 기가 죽었다.
빗물에 젖은 까치들과
표락하던 여름새들도
지친 몸을 이끌고
이리저리 방황한다.
어제 울던 뻐꾸기
둥지 뒤로 날아갔나.
안개 낀 지양산의
야생(野生)들이 가엽다.
20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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