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가여움

신사/박인걸 2020. 8. 16.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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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여움

 

지루한 장마 비

흠뻑 젖은 숲속에서

산비둘기 구슬프게

목 놓아 울고 있다.

 

적황색 산나리 꽃

비에 젖어 가엽고

빗물 젖은 야생화들

슬픈 그리움 가득하다.

 

떼를 지어 쏘다니던

떠돌이 뱁새들은

젖은 날개 움츠린 채

넝쿨 숲에 기가 죽었다.

 

빗물에 젖은 까치들과

표락하던 여름새들도

지친 몸을 이끌고

이리저리 방황한다.

 

어제 울던 뻐꾸기

둥지 뒤로 날아갔나.

안개 낀 지양산의

야생(野生)들이 가엽다.

20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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