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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추(反芻)
잠이 오지 않는 날에는
삶을 반추 하는 버릇이 있다.
나의 중세(中世)에는 거친 사막을 걸었고
불 뱀을 만나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겼다.
내가 감당하기 버거운 강적(强敵) 앞에서
맨손으로 덤벼들어야 했고
나는 그 날 이후 기적이 있다는 걸 믿는다.
도망치다 지친 몸으로 어느 깊은 동굴(洞窟)에
오로지 홀로앉아 며칠을 울었다.
얼어붙은 나뭇가지에 반달이 걸려 떨고
고독에 지친 별들도 허공을 뛰어 내릴 때
절망한 영혼은 생환(生還)을 간절히 구했고
기묘자의 손이 내 손을 잡아끌었다.
나는 한 마리 새가 되어
축지법 없이 큰 산과 더 큰 산을 넘었고
오아시스 없는 사막에서 꽃을 꺾었다.
나의 중세는 처절한 암흑기였지만
환희(歡喜)의 체험 이후 광명기로 바뀌었다.
우주론적 논증과 목적론적 논증
도덕론적 논증과 심미론적 논증에도 자신 있다.
반 유신론에 대한 나의 거부는 확고하다.
영혼 신념의 원천은 조물주로부터이다.
그날 이후 나는 변증가가 되었다.
암흑기를 거친 자라야 새 세상을 본다.
202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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