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우기(雨期)의 감정

신사/박인걸 2020. 7. 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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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雨期)의 감정

 

6월과 7월의 출렁다리위로

시간이 살금살금 기어 건넌다.

어젯밤에 시작한 장맛비는

내 가슴에 눌어붙은 부유물까지는

말끔히 후벼 파내지 못하고 있다.

위로받지 못한 메마른 감정은

별 없는 하늘처럼 오늘도 흐려있고

먼지바람 일어나는 사막 같아

긴 목마름에 울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누적된 그리움은

켜켜이 쌓아 올린 벽돌 담 같이

가슴속에 하나의 성(城)이 되어

세찬 장맛비도 허물지는 못한다.

온종일 퍼부은 강수량은

발목에서 무릎위로 차올라서

말라죽어버린 내 감정을

다시 일으켜 세워주면 좋겠다.

202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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