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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雨期)의 감정
6월과 7월의 출렁다리위로
시간이 살금살금 기어 건넌다.
어젯밤에 시작한 장맛비는
내 가슴에 눌어붙은 부유물까지는
말끔히 후벼 파내지 못하고 있다.
위로받지 못한 메마른 감정은
별 없는 하늘처럼 오늘도 흐려있고
먼지바람 일어나는 사막 같아
긴 목마름에 울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누적된 그리움은
켜켜이 쌓아 올린 벽돌 담 같이
가슴속에 하나의 성(城)이 되어
세찬 장맛비도 허물지는 못한다.
온종일 퍼부은 강수량은
발목에서 무릎위로 차올라서
말라죽어버린 내 감정을
다시 일으켜 세워주면 좋겠다.
202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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