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그 길

신사/박인걸 2020. 6. 18.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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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길
  •  
  • 나 혼자 걷는 나만의 길이 있다.
  • 마음으로 걸어가는 불가견의 길이다.
  • 스스로 시작한 모험의 길이기에
  • 결코 후회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시작했다.
  • 가시덤불 돋은 거친 광야(廣野)를
  • 필사의 각오로 행장(行裝)을 꾸렸지만
  • 호락호락하지 않아 난마(亂麻)처럼 갈등했다.
  • 겨울바다처럼 펼쳐진 험로(險路)에
  • 격렬하게 요동쳐도 스러지지 않았다.
  • 힘에 부칠 때는 돌베개를 붙잡았고
  • 넘어질 때면 주저앉아 울었다.
  • 소낙성폭우가 길을 모조리 지우던 날
  • 나침판을 잃고 안개 속을 헤맸다.
  • 죄 값도 아닌 형극(荊棘)의 길을
  • 원념(遠念)을 곰삭히며 헤쳐 나가노라면
  • 그가 지고 간 골고다 길과는 견줄 수 없어
  • 오히려 송구함에 고개를 숙인다.
  • 나 아직 갈 길 아득한 메마른 길이지만
  • 끝닿는데 까지 걸어야 하리.
  • 듬성듬성 돋은 가시를 지져 밟으며
  • 해 뜨는 쪽을 바라보며 그 길을 간다.
  • 20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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