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계국(金鷄菊)
뜨거운 여름의 천변(川邊)이
샛노란 금계국에 영토를 빼앗겼다.
파란 들판에 황금을 뿌린 듯
쏟아지는 햇살에 황홀하게 빛난다.
패랭이 꽃 보다 더 아름답고
가을 국화보다 더 찬란한
황금파도 출렁이는 꽃길을 걸을 때
나는 마음을 모두 도둑맞았다.
오직 한 가지 자신의 색깔로
불순물이 없이 살아가는 것이 내 꿈이었다.
때에 따라 색깔을 분명히 하며
흔들릴지도 꺾이지 않으려 다짐했다.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며
꽃처럼 아름답다 하길 원했다.
짧게 피어났다 금방 지더라도
고운 추억을 주는 사람이고 싶었다.
옛 임금의 황도(皇道)보다
더 휘황(輝煌)한 황금 길을
천사도 홀림 당할 황홀함에 젖어
나는 한 마리 나비가 된다.
202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