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금계국(金鷄菊)

신사/박인걸 2020. 6. 19. 13:23

금계국(金鷄菊)

 

뜨거운 여름의 천변(川邊)이

샛노란 금계국에 영토를 빼앗겼다.

파란 들판에 황금을 뿌린 듯

쏟아지는 햇살에 황홀하게 빛난다.

패랭이 꽃 보다 더 아름답고

가을 국화보다 더 찬란한

황금파도 출렁이는 꽃길을 걸을 때

나는 마음을 모두 도둑맞았다.

오직 한 가지 자신의 색깔로

불순물이 없이 살아가는 것이 내 꿈이었다.

때에 따라 색깔을 분명히 하며

흔들릴지도 꺾이지 않으려 다짐했다.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며

꽃처럼 아름답다 하길 원했다.

짧게 피어났다 금방 지더라도

고운 추억을 주는 사람이고 싶었다.

옛 임금의 황도(皇道)보다

더 휘황(輝煌)한 황금 길을

천사도 홀림 당할 황홀함에 젖어

나는 한 마리 나비가 된다.

20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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