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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눈물
밤꽃이 필 무렵이면
자주 감자 꽃 비탈 밭에 출렁이고
흙먼지 자욱한 밭이랑에 앉아
삼베 적삼이 흠뻑 젖게 김매시던 어머니
뭉툭한 호미 끝으로
억센 잡초 뿌리 툭툭 털어 흙에 묻고
저린 가슴 신세한탄 슬픈 가락 읊조리며
여름빛에 까맣게 그을던 얼굴
춘궁기 배가고파 칭얼대는 자식업고
온 종일 고된 일에 곤드레 밥 배고프고
풋 감자 납작 보리밥 돌아서면
허기지고 또 배고파하던
낡은 앞치마 끈 졸라매고
베 길쌈 물레바퀴 설움을 돌리시며
한 많은 노랫가락 눈가에 맺힌 눈물
그 곱던 어머니 핏기 없던 얼굴
아 가련한 어머니의 세월
아 고달픈 여인네의 운명이여
피다가 떨어진 돌배나무 하얀 꽃처럼
서럽게 사라지니 뜸부기도 운다.
20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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