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고향의 서정(敍情)

신사/박인걸 2020. 5. 1.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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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서정(敍情)

 

바람 섞인 햇살이 산을 넘으면

송홧가루 안개처럼 날아 내리고

조팝나무 무리지어 길가에 피면

이름 모를 새들은 짝을 찾았다.

앞산 신록(新綠)은 눈이 부시고

뒷산 꽃송이 숲을 집어삼켰다.

냇물은 나긋나긋 밤새 흐르고

봄 하늘엔 별빛이 형형했었다.

징검다리 건너던 꽃 댕기 소녀

분홍 꽃 달라붙은 하얀 코고무신

살랑살랑 춤추는 포플린 치마

소년의 여린 가슴 붙죄어 놨다.

송사리 떼 짝 찾아 물살 헤치고

흰나비 노랑나비 짝 찾아 날고

버들피리 소년은 냇가에 앉아

곡조 없는 노래를 멀리 보냈다.

하루해가 저무는 마을 뜰에는

저녁 빛 으스름히 길을 지우고

북두칠성 어김없이 하늘에 걸리면

올빼미 어디선가 나를 불렀다.

20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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