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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언덕에서
출혈하는 철쭉
가로공원을 물들이고
젊음의 함성 같은 잎들이
도시 가로(街路)에 펄럭인다.
세상은 늘 소란해도
꽃은 피고 산은 푸르다.
매연 낀 도시 하늘에도
꿈을 가진 새들이 높이 난다.
우한에서 온 불청객에
온 세상 사람들이 창백해도
어느 뜨락의 모란은
야살스럽고 되바라지다.
4월의 그 잔인한 기억들도
핏빛 꽃들이 지워버렸다.
으름넝쿨 보랏빛 꽃송이에서
향기 짙은 세상을 본다.
202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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