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4월 언덕에서

신사/박인걸 2020. 4. 30. 06:36
반응형

4월 언덕에서

 

출혈하는 철쭉

가로공원을 물들이고

젊음의 함성 같은 잎들이

도시 가로(街路)에 펄럭인다.

 

세상은 늘 소란해도

꽃은 피고 산은 푸르다.

매연 낀 도시 하늘에도

꿈을 가진 새들이 높이 난다.

 

우한에서 온 불청객에

온 세상 사람들이 창백해도

어느 뜨락의 모란은

야살스럽고 되바라지다.

 

4월의 그 잔인한 기억들도

핏빛 꽃들이 지워버렸다.

으름넝쿨 보랏빛 꽃송이에서

향기 짙은 세상을 본다.

2020.4.30

반응형

'나의 창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5월 아리아  (0) 2020.05.02
고향의 서정(敍情)  (0) 2020.05.01
연읍(戀泣)  (0) 2020.04.29
어떤 두려움  (0) 2020.04.28
어떤 노인  (0) 2020.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