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연읍(戀泣)

신사/박인걸 2020. 4. 29.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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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읍(戀泣)

 

바람은 불고 꽃잎도 지고

날은 저물고 새들은 노래를 멈췄다.

가로등 하나 둘 불을 밝히면

너에 대한 그리움에 경련이 인다.

떠나 온 세월이 너무 아련해

서글픔도 가라앉고 한스러움도 삭아

두 팔로 휘저어도 눌어붙었다.

억압된 충동이 불 일 듯하면

마음은 급하게 들길을 달리고

찾아 헤매도 보이지 않는 네 모습에

넋 나간 꼴로 그 자리에 서있다.

이런 연읍(戀泣)이 오늘만은 아니다.

비오는 날이면 처마 밑에서

붉은 노을 물들던 날 강둑에서

낙엽이 뒹굴던 날 벤치에서

짝 잃은 어느 사슴처럼 울었다.

오늘도 네가 그리워 운다.

202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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