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경칩(驚蟄) 추억

신사/박인걸 2020. 3. 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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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칩(驚蟄) 추억

 

경칩이 오면 수렁논 웅덩이에서

종일 부르던 개구리 노랫소리

아득한 추억을 되새기며

아늑한 산길을 오르노라면

노랗게 피어나는 산수유 꽃망울에

너의 곱던 모습이 되살아난다.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언덕에서

너의 그 고운 얼굴과

바람결에 흩날리는 검은 머리카락이

나의 마음을 연실 흔들 때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살며시 네 손 잡아주던 그 설렘도

 

먼먼 세월의 긴 강을 건너

이제는 까마득한 옛 이야기로

가슴 한 구석에 묻어 두었던 그리움이

햇볕 쏟아지는 바위에 걸터앉아

물오른 여린 가지 어루만질 때

꽃향기처럼 가슴에서 피어오른다.

20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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