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겨울 어느 날

신사/박인걸 2019. 12. 13.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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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어느 날

 

앙상한 수목(樹木)이 떨고 있는

야산(野山)오솔길에는

주름 깊은 노인네들만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비탈을 오르고

 

마른 정강이를 드러낸 까치 떼가

종종 걸음으로 먹이를 찾아

마른 검불을 주둥이로 헤집을 때

곤고한 삶의 한 조각을 본다.

 

살아있는 지상의 생명체는

생존(生存)의 그 버거운 짐을

마지막 그 순간까지

짊어지고 가야하니 참 가엽다.

 

썩은 나무에 구멍을 뚫어

한 마리 벌레를 찾는

야산 딱따구리의 처량한 산울림에

삶의 중량(重量)을 느낀다.

2019.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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