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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省察)
마을 뒷산에 오르니
가을 색깔이 만연하다.
서슬 퍼렇던 여름 기세(氣勢)도
슬며시 뒷걸음질 친다.
싸리나무 꽃은 졌고
도토리마다 알이 찼다.
밤송이는 탐스럽고
황색(黃色) 바람이 출렁인다.
정직하게 살아온 이력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웃는다.
조작할 수 없는 진실함이
수만(數萬)의 이파리에 나부낀다.
무명(武名)의 잡초들도
귀엽고 또렷한 열매들을
자신 있게 펼쳐 보이며
내심(內心) 뿌듯해 한다.
위장과 꾸며냄 같은
추잡(醜雜)함 하나 없는
단아하고 순수한 자연에서
나 자신을 크게 성찰(省察)한다.
20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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