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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느낌
오두산(烏頭山) 전망대에서
두 강물을 유심히 굽어본다.
황금벌판을 휘돌아
그림처럼 서해(西海)로 흐른다.
출처와 근원을 알 턱없지만
한 방울 빗물이 경사면을 따라
수차례 이합(離合)과 집합을 거쳐
급기야(及其也) 바다와 만난다.
여기까지 이르도록
숫한 이야기들을 가슴에 담고
아무 말 없이 흘러가니
한권의 두꺼운 채근담이다.
저녁노을은 물결에 반짝이고
기러기는 북녘으로 날 때
주름살 깊은 황혼의 나그네는
어떤 감회를 하구(河口)서 느낀다.
2019.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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