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황혼의 느낌

신사/박인걸 2019. 9. 14. 12:59
반응형

황혼의 느낌

 

오두산(烏頭山) 전망대에서

두 강물을 유심히 굽어본다.

황금벌판을 휘돌아

그림처럼 서해(西海)로 흐른다.

출처와 근원을 알 턱없지만

한 방울 빗물이 경사면을 따라

수차례 이합(離合)과 집합을 거쳐

급기야(及其也) 바다와 만난다.

여기까지 이르도록

숫한 이야기들을 가슴에 담고

아무 말 없이 흘러가니

한권의 두꺼운 채근담이다.

저녁노을은 물결에 반짝이고

기러기는 북녘으로 날 때

주름살 깊은 황혼의 나그네는

어떤 감회를 하구(河口)서 느낀다.

2019.9.13


반응형

'나의 창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악마의 초상(肖像)   (0) 2019.09.19
상처(傷處)  (0) 2019.09.16
연해주 벌판  (0) 2019.09.04
성찰(省察)  (0) 2019.09.02
해바라기의 기도  (0) 2019.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