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삼월 어느 날

신사/박인걸 2019. 3. 13.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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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 어느 날

 

복사무(輻射霧)자욱해

도시 전체가 미궁(迷宮)에 빠지고

표정마저 잃은 사람들이

입마개를 걸치고 우왕좌왕한다.

 

태양도 구름 뒤로 숨고

봄바람도 어느 골짜기에 숨었는지

일말(一抹)의 기대마저 저버리고

며칠째 소식 두절(杜絶)이다.

 

보슬비라도 내려주었으면

누적(累積)된 피로가 사라질 텐데

온종일 호흡(呼吸)과 싸워야 하니

비 한 방울 없어 속이 탄다.

 

매화(梅花)가 만발했다는데

개나리 길섶에서 웃던데

도시를 덮어버린 화학(化學)물질은

삼월을 집어삼키고 있다.

2019.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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