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가을 어느 날

신사/박인걸 2018. 10. 29.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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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어느 날

 

은행잎 뒹구는 가을 날

어느 죽음을 슬퍼해서일까

밤새 천둥은 잠든 의식을 깨우며

어둔 창문에 섬광을 비춘다.

 

그토록 곱던 단풍잎은

낙엽(落葉)되어 사라지고

앙상한 나목(裸木)이 진열된 거리는

깊은 우수(憂愁)에 젖어있다.

 

세 계절의 황홀함이

양안(兩眼)의 조리개 안에 갇혔는데

적응 되지 않는 동공(瞳孔)

스산한 거리가 너무 슬프다.

 

총천연색 영화가 종영을 고하듯

가을빛이 사라지는 거리에서

인생(人生)의 깊은 허무가

돌덩이처럼 무겁게 매달린다.

201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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