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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어느 날
은행잎 뒹구는 가을 날
어느 죽음을 슬퍼해서일까
밤새 천둥은 잠든 의식을 깨우며
어둔 창문에 섬광을 비춘다.
그토록 곱던 단풍잎은
낙엽(落葉)되어 사라지고
앙상한 나목(裸木)이 진열된 거리는
깊은 우수(憂愁)에 젖어있다.
세 계절의 황홀함이
양안(兩眼)의 조리개 안에 갇혔는데
적응 되지 않는 동공(瞳孔)은
스산한 거리가 너무 슬프다.
총천연색 영화가 종영을 고하듯
가을빛이 사라지는 거리에서
인생(人生)의 깊은 허무가
돌덩이처럼 무겁게 매달린다.
201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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