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희작(喜鵲)

신사/박인걸 2018. 9. 25.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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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작(喜鵲)

 

산등성에 싸리 꽃 외롭고

쑥부쟁이 듬성듬성 피었는데

산을 건너던 희작(喜鵲)

길을 잃었는지 하염없이 운다.

 

방향을 잃은 새와

길 잃은 항선(航船)이 표류하듯

실로(失路)한 인생들도

가로막힘 앞에서는 흐느낀다.

 

방황(彷徨)은 두려움을 주고

여정을 암담케 하므로

가슴 한 편을 도려내는

극심(極甚)한 고통이지만

 

신산(辛酸)은 연단이며

스스로를 날카롭게 벼려

암벽을 뚫고 나가게 하는

더할 수 없는 망치질이다.

 

양 옆에 시익(翅翼)을 달고

공천(空天)을 상비할 작()

두 발로 박차고 올라라.

산 위에서 보면 길이 보이리라.

2018.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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