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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簡易驛)
깊은 산간의 철길 옆에는
빛바랜 역사가 우두커니 서 있고
가을바람에 잡초 꽃들이
흔들리며 겸연쩍게 웃고 있다.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고
그리움에 몸을 싣고 떠나던 자리에는
애환(哀歡)을 지켜보던 고목이
구부정하게 내려다보고
그 어느 석일(昔日)에
이별과 해후(邂逅)가 교차되던
희비(喜悲)의 표정(表情)들이
긴 여음(餘音)으로 아직 떠돈다.
철로는 여전히 산모퉁이를 돌고
기적(汽笛)소리 귓전에 쟁쟁한데
발길이 끊긴 간이역에는
사람 그림자 없어 애달프다.
2018.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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