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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해
서산으로 해가 넘을 때면
산천은 깊은 묵념에 잠긴다.
온 종일 거저 받는 빛의 수혜에
감사하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종횡하던
이족 직립보행자들마저
석양의 붉은 노을을 보며
갑자기 숙연해 진다.
저편에서 이편까지
변화무쌍한 여정을 끝내고
황홀한 색깔로 사라지는
뒷모습은 그토록 고울까
산 그림자 발밑을 지나
가을 들녘을 덮을 때
안온하게 밀려오는 적막이
깊은 가슴을 흔든다.
2017.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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