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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께 감사
반달이 구름을 헤집고
희미한 별빛을 따라
긴 산등성을 넘고 있을 때
문득 당신이 생각납니다.
아홉 살이 고갯길을 넘을 때
가슴위로 찬바람이 불고
눈보라가 앞길을 막아도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며 걸었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이 쏟아져
노량진 길 위에서 헤맬 때에도
우리는 두 손을 맞잡고
뜨거운 눈물을 전제(奠祭)로 부으며
기도로 길을 열었습니다.
아득하고 막연할 때면
절절한 독백이 튀어 나와도
두 사람은 마음을 하나로 묶고
긴 터널을 뚫고 나왔습니다.
호수 빛 닮은 하늘과
눈부신 태양을 쳐다 볼 수 있음은
불평 없이 버팀목이 되어준
실하고 야무진 당신 때문입니다.
2017.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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