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당신께 감사

신사/박인걸 2017. 11. 1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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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께 감사

 

반달이 구름을 헤집고

희미한 별빛을 따라

긴 산등성을 넘고 있을 때

문득 당신이 생각납니다.

 

아홉 살이 고갯길을 넘을 때

가슴위로 찬바람이 불고

눈보라가 앞길을 막아도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며 걸었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이 쏟아져

노량진 길 위에서 헤맬 때에도

우리는 두 손을 맞잡고

뜨거운 눈물을 전제(奠祭)로 부으며

기도로 길을 열었습니다.

 

아득하고 막연할 때면

절절한 독백이 튀어 나와도

두 사람은 마음을 하나로 묶고

긴 터널을 뚫고 나왔습니다.

 

호수 빛 닮은 하늘과

눈부신 태양을 쳐다 볼 수 있음은

불평 없이 버팀목이 되어준

실하고 야무진 당신 때문입니다.

2017.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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