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나무에 대한 小考

신사/박인걸 2017. 8. 3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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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대한 小考

 

홀연히 날아온 씨앗이

어느 비탈이나 골짜기에 떨어져

흙을 뚫고 고개를 들었을 때

나무는 자신의 운명을 짐작한다.

 

토질과 위치에 따라

재목과 잡목으로 결정되고

풍세와 음() 양지에 따라

뒷날의 희비가 엇갈린다.

 

우연과 필연의 갈림길에서

선택권이 전혀 없는 나무는

정해진 삶을 살아야 하는

확신 없는 미래가 불쌍하다.

 

그러나 나무는 고뇌도 없이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내일을 염려하지 않음이

어느 성인보다 더 위대하다.

2017.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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