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내리고 어머니 눈물처럼 비는 내리고보릿고개 가파른 언덕을 슬프게 적시네.낡은 헝겊 덧댄 저고리 위로고단한 삶이 스며들고어머니 한숨처럼 비를 삼키네. 댓돌에 검정 고무신 적시며온종일 비는 내리고가난을 못 이겨 도시로 떠난 빈집무너진 담벼락 사이로길잃은 바람이 처량하게 울고어머니는 뜨물같이 하루를 넘기네. 배곯은 아이 품에 안은 어머니 한숨 소리처럼 비는 내리고젖은 장작 타는 매운 눈물가마솥에 끓이시며말없이 배고픈 밤을 지새우던 어머니 속절없이 비는 이틀째 내리고바래진 손마디로 하늘을 쓰다듬으며애들 생각해서 이를 악물며한 줌 가루를 풀 범벅에 섞어손끝에 남은 시래기 내음 창가에 털어내시던울 어머니 눈물처럼 비가 내린다.202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