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의 기억나무껍질 한 줌에 목숨이 걸렸고나물 한 접시로 하루를 버텼다.초근목피에 허기를 메우던 초여름텅 빈 밥그릇에 눈물마저 말라붙고버짐 낀 얼굴에는 희망도 사라졌다.춘궁기 배고픔은 영혼을 갉아먹고도장병 부스럼은 가난이 새긴 흔적이다. 퀭한 눈빛에 어머니 한숨은 깊어만 갔고그날의 아픔은 소리 없이 번져갔다.너와집 지붕 아래 엉켜 드는 바람 소리희망마저 말라붙은 그 날의 기억 속에서도한숨 뒤에 감춰둔 어머니 미소가가난을 이겨내는 유일한 용기였다. 시간은 많이 흘렀어도그 시절은 우리 속에 살아있다.모양은 달라도 또 다른 허기에 지치고인생은 춘궁기보다 더 큰 시련에 부딪힌다.삶이란 본디 텅 빈 그릇이지만그 안에 담긴 고통이 삶을 크게 깨우쳤고어머니의 침묵과 미소에서 배운 교훈이내 안에 끝없이 일어서는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