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 53

인생의 발자국

인생의 발자국 뜻도 의지도 없이바람에 흩날리는 흙먼지처럼부정모혈에 의해 던져진 존재가세상이라는 들판에 첫 발자국을 남기며시간의 물결 속에 스며들었다. 발끝에 닿는 대지의 온기 낯설고 서툰 걸음걸이길 위에 새겨진 작은 발자국시간이 흐르며 익숙해졌다.삶은 언제나 험난한 여정기암절벽 기어오를 때마다매달린 영혼은 수없이 흔들리고천신만고 엮어온 이야기는바위에 새겨진 깊은 발자국이다. 꿈, 희망, 슬픔, 절망이 교차할 때마다나의 발자국은 흔들렸고빛과 그림자의 폭이 너무 넓어그 사이에서 항상 방황했다.인생은 결국 끝없는 걸음걸이방향이 모호해 갈등했어도고된 길 위에 새겨진 발자국은하나하나가 모여 이룬 나의 궤적이다. 언젠가는 내 발자국이 흙으로 돌아갈 그 날이 오더라도똑바르게 걸어간 발자국마다누군가의 길잡이가 되도록 ..

나의 창작시 2024.09.04

9월의 소고

9월의 소고 살갗을 스치는 서늘한 바람에가을 냄새 깊이 풍겨오고풀잎에 내려앉는 차가운 이슬에여름 흔적이 하나둘 지워진다.나뭇잎 하나둘 탈색될 때선선한 공기 속에 길어진 그림자지나간 시간의 조각들이 춤을 춘다.석양을 더욱 붉게 물들이고일몰이 던진 어두움이 장막을 칠 때시간을 잃어버린 허전함에어떤 외로움이 내 마음에 자리한다.해마다 이맘때면 부딪치는나만의 깊은 인생론 앞에서무르익은 열매 아닌 껍데기 삶에자신을 잃은 죄의식에 괴롭다.그래도 아직은 시간은 남아 있고지지 않은 꽃잎이 손짓한다.9월의 햇살이 머리 위에 쏟아지니덜 여문 나를 양지에 세운다.2024,9,3

나의 창작시 2024.09.03

가슴의 송곳

가슴의 송곳 날카로운 송곳 하나내 가슴 깊숙이 숨겨져 있다.그 날카로움이 어찌나 무서운지스스로 소름이 돋는다.꽁꽁 숨겨놓은 탓에타인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자주 나는 내 송곳에 내가 찔린다.내 생각에 내가 찔리고내 말에 내가 찔리며내가 나를 찌른 상처는 남이 볼 수 없다. 때로는 송곳이 밖으로 튀어나와가까운 사람의 마음을 찔러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긴다.가시돋친 말과 차가운 눈빛으로사정없이 타인을 찌를 때면내 가슴도 함께 아파 무너진다. 오늘도 뾰족한 송곳이내 아내의 오랜 자존심을 찔렀다.송곳에 찔려 눈물을 흘릴 때면나도 아파하며 후회한다.하지만 송곳을 버리자 못한 채아직도 가슴에 숨겨 놓은 까닭은방어기제의 유일한 수단이다. 불안은 내게 닦친 위험의 신호이고욕망을 조절하며 평정을 찾는 도구이다.나와 타인을..

나의 창작시 2024.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