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작약 꽃

신사/박인걸 2025. 6. 16. 02:56
  • 작약꽃
  •  
  • 붉디붉은 어느 심장 하나
  • 초여름 햇빛 아래 터져 피었다.
  • 청춘의 화염 같은 붉음에
  • 바람도 가던 길을 멈추었다.
  • 용암보다 더 붉은 맹세
  • 꽃잎에 새겨 품었으니
  • 그대는 피어 있는 기도요
  • 선혈로 번진 열정의 서사(敍事)다.
  •  
  • 한 점 불꽃이 산을 태우듯
  • 젊음은 이 땅을 물들이고
  • 무너진 시간을 딛고 일어서는
  • 그 용기의 색이 붉다.
  • 꽃이 아니라면 어찌 저렇게 타오르랴.
  • 깊은 침묵 속에 외침으로
  • 포기마다 진리처럼 당당하게
  • 순결한 고통마저도 아름다우니
  • 그 붉음은 피가 아니라
  • 피를 초월한 성인(聖人)의 믿음이다.
  •  
  • 빛처럼 번져 나가는 향기는
  • 방황하는 영혼을 이끌고
  • 젖은 땅 위에 거룩한 성소(聖所) 되어
  • 은밀한 중에 간절하게 기도 올린다.
  • 하늘조차 그 붉음을 거두지 못하고
  • 꽃을 닮은 별 하나 새벽에까지 사무치리라.
  • 2025,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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