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바람아

신사/박인걸 2025. 6. 19. 08:26
  • 바람아
  •  
  • 기별도 없이 다가와
  • 내 마음을 흔들고 가는 바람아
  • 저무는 빛을 감아 안듯
  • 너는 언제나 늦게서야 찾아온다.
  • 때로는 네 침묵 속에
  • 얼마나 많은 말이 숨어 있는지
  • 이제야 나는 네 음성을 듣는다.
  •  
  • 비탈에 외로이 선 나무도
  • 네 지나간 결에 몸을 맡기고
  • 잠시 잊힌 듯 깊이 흔들린다.
  • 너는 어쩌면 슬픔의 전령이었고
  • 어쩌면 잊혀진 기도의 메아리였다.
  •  
  • 나는 오늘 조용히 눈을 감고
  • 네 거친 숨결을 품는다.
  • 살과 뼈를 넘어 마음 깊은 곳까지
  • 그 무언의 떨림으로 전해지는
  • 너의 진실을 나는 느낀다.
  •  
  • 닿을 듯 멀어지며 스며드는
  • 말 없는 너의 이야기가
  • 더 아프게 다가와도
  • 네가 말하지 않아도
  • 나는 이미 다 알고 있다.
  • 2025,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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