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해 봄밤
- 살랑이는 꽃향기 가슴에 품고
- 달빛 따라 걷던 마을 언덕길
- 진달래꽃에 맺힌 이슬방울 위로
- 고요히 번지던 산비둘기 울음
- 살구꽃 흩날리는 초가집 마당
- 기웃대던 고양이의 조용한 걸음
- 복숭아 꽃 틈에 숨은 달그림자
- 두 손 마주 잡았던 소녀 눈망울
- 모닥불처럼 피어난 이팝나무 꽃
- 손끝에 닿던 따뜻한 봄바람
- 개울가 돌 틈 비집고 피어난 민들레
- 먼 길 떠난 어머니 고운 뒷모습
- 철쭉꽃 붉게 핀 산등성 너머
- 긴 잠에서 깨어난 뻐꾸기 노래
- 낡은 창가에 걸린 바람의 편지
- 귓가에 맴돌던 어머니 자장가
- 불 밝힌 등불 하나 조용히 떨리고
- 고개 내민 별 하나 웃다 사라질 때
- 짙은 그리움 새순처럼 피어나는
- 기억 저편을 물들이던 그해 봄밤
- 2013,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