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그해 가을 밤

신사/박인걸 2025. 4. 15.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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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해 가을밤
  •  
  • 오동 잎 지는 소리 바람에 실려
  • 싸늘한 달빛 따라 허공 맴돌고
  • 별빛마저 사색에 잠긴 늦가을 밤에
  • 자작나무 숲 외로워 우는 부엉새야
  • 달그림자 길게 드리운 억새 능선에
  • 숨소리조차 삼켜버린 침묵의 시간
  • 어둠에 묻히던 비탈 밭 가에
  • 고개를 떨구던 쑥부쟁이 꽃
  • 한 줄기 연기처럼 피던 마을 향기
  • 담장 너머 진하게 풍기던 저녁
  • 끔뻑이던 호롱불 창문 너머로
  • 감나무 끝 매달린 붉은 홍실 감
  • 때때로 눈물처럼 스미던 별빛
  • 밤새 몸을 떨던 외로운 허수아비
  • 가을벌레 울음도 숨죽인 고요
  • 묵묵히 깨어 있던 마을 초가집
  •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을 품고
  • 그리움 되새기던 그해 가을밤
  • 긴 세월에 이끼 낀 돌담길 따라
  • 그리움만 조용히 추억을 태우네.
  • 2015,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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