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눈물에 대하여

신사/박인걸 2022. 5. 14. 08:16
  • 눈물에 대하여
  •  
  • 낡은 베적쌈에 때묻은 몸빼를 입은 어머니가
  • 무딘 호미를 들고 밭고랑에 앉아
  • 잡초를 쥐어뜯으며 한숨을 쉴 때
  • 나는 모호한 슬픔을 느끼었다.
  •  
  • 첫아들을 군대에 보내놓고
  • 저녁해가 서산에 떨어질 즈음
  • 자식에 대한 애끓는 그리움에
  • 슬픔의 눈물을 치맛자락으로 닦던
  • 아내를 볼 때 나도 슬픔이 북받쳤다
  •  
  • 산다는 것은 슬픔을 마주하는 일이며
  • 때로는 구곡간장을 녹이듯
  • 지울 수 없는 시름에 깊이 빠져
  • 안개 짙은 새벽길을 걷게 하는 일이다.
  •  
  • 그런데 눈물은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 뼈아픈 고통을 덜어주며
  • 내가 약할 때 다시 일어서게 하는
  • 눈에서 흘러내리는 신비한 치료제이다.
  •  
  • 그래서 하나님은 가슴 어디에
  • 맑은 눈물주머니 하나씩 매달아 놓았다.
  • 202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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