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물에 대하여
- 낡은 베적쌈에 때묻은 몸빼를 입은 어머니가
- 무딘 호미를 들고 밭고랑에 앉아
- 잡초를 쥐어뜯으며 한숨을 쉴 때
- 나는 모호한 슬픔을 느끼었다.
- 첫아들을 군대에 보내놓고
- 저녁해가 서산에 떨어질 즈음
- 자식에 대한 애끓는 그리움에
- 슬픔의 눈물을 치맛자락으로 닦던
- 아내를 볼 때 나도 슬픔이 북받쳤다
- 산다는 것은 슬픔을 마주하는 일이며
- 때로는 구곡간장을 녹이듯
- 지울 수 없는 시름에 깊이 빠져
- 안개 짙은 새벽길을 걷게 하는 일이다.
- 그런데 눈물은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 뼈아픈 고통을 덜어주며
- 내가 약할 때 다시 일어서게 하는
- 눈에서 흘러내리는 신비한 치료제이다.
- 그래서 하나님은 가슴 어디에
- 맑은 눈물주머니 하나씩 매달아 놓았다.
- 2022.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