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동해 바다가 서울 하늘에 출렁이고
찰랑대는 파도가 거품을 뿜으며
관악산과 북한산 멧부리를
산뜻하게 씻어내고 있다.
새빨간 장미꽃이
겹겹이 입술을 곱게 다문채로
벽돌 담장을 휘감으며
염낭처럼 앙증맞고 색스럽게 피어날 때
내 가슴은 어지럽게 흔들린다.
진초록 풀 잎들이
짙은 풀 냄새를 풍길 때면
무지갯빛 야생화 끝 없이 출렁 대던
향수 어린 고향 들녘을 떠올리며
마음은 산골 들판을 내달린다.
감자 꽃이 비탈 밭에 출렁 대고
보리 이삭 누렇게 물결 치며
녹음 깊은 숲 속에는 뻐꾸기 종일 울어
무엇 하나 모자람이 없던
그 마을이 눈 앞에 어른 댄다.
어리지 않은 소녀와
맑은 강가에 앉아 마주 볼 때
설레는 가슴을 억제하며
흐르는 강물에 돌 팔매질을 하던
그 때 그 소녀는 지금 어디 있을까.
6월의 뜨거운 햇살은
잠자던 내 가슴에 불을 지피며
지난날 의 고운 추억들을
한꺼번에 실어 나르고 있다.
202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