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희망을 본다

신사/박인걸 2021. 1. 1.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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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본다.

 

바람이 휘몰아치는 숲에는

가랑잎 굴러가는 소리가 시끄럽고

사납게 얼어붙은 땅에는

생명의 호흡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햇빛이 길을 잃은 음지에는

자주 내린 눈이 건곤일색이고

그토록 짙푸르던 소나무 잎에서도

나는 암울한 절망의 빛을 본다.

저 땅 어디에 희망이 맴돈단 말인가

저 숲 누구에게 희원을 구한단 말인가.

죽음이 왕 노릇하는 벌판에는

일말의 희망도 기대할 수 없다.

그래도 희망을 저버릴 수 없는 나는

가파른 언덕을 오르다 반색한다.

생강나무 가지 끝 작은 꽃망울이

노란 꿈을 안고 잠자고 있었다.

20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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