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새해의 기도

신사/박인걸 2021. 1. 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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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기도

 

전대미문의 괴이한 온역이

강풍을 타고 산불처럼 일어서서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

지구의 맞은편까지 점령하나이다.

미세포 바이러스가 비말에 실려

사정없이 호흡기를 갉아먹고

포수가 산짐승을 사냥하듯

죄 없는 생명을 함부로 빼앗고 있나이다.

사람들 얼굴에는 웃음을 잃었고

눈빛은 사주 경계하는 병사들과 같으며

거리마다 불빛은 사라지고

도시는 첫 유월절의 애급의 거리가 되나이다.

주여! 이 참혹한 재앙을 거두어들이소서.

아울러 고개 조아려 여쭈옵나니

사람들의 왕래가 활기차게 하시고

일감이 밀려들어 행복한 비명이 터지게 하시고

젊은 세대들은 꿈을 엮어가는

보랏빛 희망이 활짝 피게 하소서.

사회적 갈등은 산 너머로 보내주시고

분열과 대립이 눈앞에서 사라지게 하소서.

사자와 송아지가 풀밭에서 놀고

악어와 물고기가 공존하게 하소서.

계급과 특권이 자취를 감추고

억강부약한 정신이 가득하게 하소서.

너나 할 것 없이 만족한 노래를 부르게 하시고

근심걱정 하나 없는 이상향 같게 하소서.

20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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