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가을 서러움

신사/박인걸 2020. 10. 2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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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서러움

 

나뭇잎마다 노을이 짙고

이미 스러진 풀잎은 덧없다.

그 화려하게 꽃피웠던 살구나무는

빈 가지로 헛손질만 한다.

이승에 미련을 못 버린 풀벌레는

처량한 울음으로 내 가슴을 흔들고

낙엽이 떨어지는 소리에

불면증은 독버섯처럼 돋아난다.

밤 깊도록 뒤척이는 가슴에는

차가운 달빛만 녹아내리고

허전한 마음 달랠 길 없어

허공을 향해 소리를 지르고 싶다.

가을은 이토록 쓸쓸한 것들뿐일까

하나 둘 내 곁을 떠나기만 할까

산다는 것이 왜 이리 쉽지 않을까

피는 꽃이다가 지는 낙엽이다가

밤새 슬피 우는 부엉새다가

힘없이 스러지는 고목이 아니던가.

아! 저무는 인생이 서럽다.

202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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