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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서러움
나뭇잎마다 노을이 짙고
이미 스러진 풀잎은 덧없다.
그 화려하게 꽃피웠던 살구나무는
빈 가지로 헛손질만 한다.
이승에 미련을 못 버린 풀벌레는
처량한 울음으로 내 가슴을 흔들고
낙엽이 떨어지는 소리에
불면증은 독버섯처럼 돋아난다.
밤 깊도록 뒤척이는 가슴에는
차가운 달빛만 녹아내리고
허전한 마음 달랠 길 없어
허공을 향해 소리를 지르고 싶다.
가을은 이토록 쓸쓸한 것들뿐일까
하나 둘 내 곁을 떠나기만 할까
산다는 것이 왜 이리 쉽지 않을까
피는 꽃이다가 지는 낙엽이다가
밤새 슬피 우는 부엉새다가
힘없이 스러지는 고목이 아니던가.
아! 저무는 인생이 서럽다.
202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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