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싸리 꽃

신사/박인걸 2020. 10. 2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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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리 꽃

 

보랏빛 조록 싸리 꽃

고갯길 바람에 출렁일 때면

숲길을 걷던 우리는

언제나 아픈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너에게 다가서기엔 두렵고

멀어져 가기엔 너무 아쉬운

넘을 수 없는 굵은 철사 줄이

둘 사이를 가로막았다.

 

콩 꽃 보다 더 빛나는

꽃송이 따다 목걸이를 만들어

새하얀 네 목에 걸어주고 싶어

들뜬 마음 가라앉지 않았다.

 

싸리 꽃 몇 번 피고 지도록

우리는 그 길을 걸었지만

멀리 떠나버린 네 소식을 듣고

나는 선홍빛 눈물을 쏟았다.

 

지금도 그 비탈에는

여전히 싸리 꽃이 출렁이려나.

내 가슴을 심하게 흔들어 놓던

네 생각에 마음이 아려온다.

202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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