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싸리 꽃
보랏빛 조록 싸리 꽃
고갯길 바람에 출렁일 때면
숲길을 걷던 우리는
언제나 아픈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너에게 다가서기엔 두렵고
멀어져 가기엔 너무 아쉬운
넘을 수 없는 굵은 철사 줄이
둘 사이를 가로막았다.
콩 꽃 보다 더 빛나는
꽃송이 따다 목걸이를 만들어
새하얀 네 목에 걸어주고 싶어
들뜬 마음 가라앉지 않았다.
싸리 꽃 몇 번 피고 지도록
우리는 그 길을 걸었지만
멀리 떠나버린 네 소식을 듣고
나는 선홍빛 눈물을 쏟았다.
지금도 그 비탈에는
여전히 싸리 꽃이 출렁이려나.
내 가슴을 심하게 흔들어 놓던
네 생각에 마음이 아려온다.
2020.8.2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