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여름 비 오는 저녁

신사/박인걸 2020. 9. 2.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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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비 오는 저녁

 

구름은 어둔 장막을 치고

산은 거대한 벽처럼 일어섰다.

가로등 불빛 희미한 도시에

여름비는 추적이며 내린다.

창가에 앉아 빗소리를 들으면

옛 추억들이 전등처럼 켜지고

잊혀 지지 않는 사람의 눈동자가

기억 속에서 곱게 껌뻑인다.

그 해 어느 여름날

오늘처럼 비가 가슴을 적실 때

우리는 어느 찻집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엮었다.

시간은 커피 잔에 갇히고

빗물은 우리의 가슴으로 흘렀다.

멈추지 않는 빗소리는

베토벤의 비창 소나타였다.

나는 그 때 그 찻집으로 달려가

따끈한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

그때처럼 빗소리를 들으며

오지 않을 그 사람을 기다리고 싶다.

202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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