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노인(老人)의 기도

신사/박인걸 2020. 5. 28.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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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老人)의 기도

 

삶의 무게가 버거워 몹시 지치고

내 영혼 깊은 고통 중에 신음하나이다.

인생 길 돌고 돌아 광야 길 오다보니

붉게 타던 낙조(落照)같이 스러지나이다.

때론 괴로워 우울함에 맘이 아프니

나는 당신을 따오기처럼 부르짖나이다.

이젠 홀로 서서 이겨낼 힘없으니

견강한 두 팔로 나를 붙들어 주소서

든든한 당신이 나와 함께 걷는다면

높고 가파른 고갯길이 두렵지 않으며

내 배(船)에 당신의 그림자만 깃들어도

높은 풍랑이 두렵지 않으리다.

나 이제 너무 머나먼 길을 걸어와

골짜기 산비둘기 되어 심히 구슬프니

처량한 나를 내버려두지 마시고

우뚝 솟은 산처럼 위안이 되소서.

석양은 짙고 갈 길은 막막하여

낙목한천에 한 송이 꽃처럼 외로우니

당신의 그 억센 손으로 날 붙들어

갈잎처럼 흔들리지 않게 하소서.

내 영혼이 극히 아늑하고 고요하여

실바람 따라 고귀한 향기 풍기며

남은 인생길 흉한 일 없이 마치고 싶으니

일평생 뒤따라오며 돌봐 준 당신께

깊은 경외심으로 거듭 간곡히 비나이다.

202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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