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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비눗방울처럼 부서질 아련한 꿈이 아닙니다.
구름처럼 부서지는 허무맹랑한 꿈도 아닙니다.
렌즈 속을 걸어가는 허상도 아닙니다.
비 뒤에 일어나는 무지개와
풀잎에 맺힌 이슬방울 같은 꿈입니다.
국가와 민족의 무궁한 발전을 기대하는
구호(口號)적 외침이 아닙니다.
분단 된 조국을 통일 하겠다는
영웅주의 적 발상도 아닙니다.
나의 꿈은 인간애에 기초한 소박한 꿈입니다.
철조망처럼 얽힌 도시를 탈출하여
아침 햇살이 제일 먼저 찾아오는
작은 냇가에 조그마한 집을 지어놓고
토종닭 서른 마리와 흰 염소 세 마리를 키우고
꿀벌 열통에서 내가 좋아는 꿀을 따며
줄 콩을 심어 현미밥에 섞어먹고
숲 속에서 키운 장뇌삼을 캐먹으며
내가 좋아하는 시(詩)를 맘대로 쓰다
기력이 쇠하여 조용히 눈을 감으면
하얀 골(骨) 가루가 되어 내가 좋아하던
느릅나무 아래 묻히는 꿈이다.
20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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