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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주머니가 텅텅 비고
통장에 잔고가 하나 없어도
아버지는 언제나 늠름한 표정을 짓는다.
온 몸이 몽둥이로 맞은 듯
하이 파스로 살갗을 도배했어도
신음을 감춘 채 아버지는 혼자 눈물짓는다.
삶의 짐이 무거워 하늘을 쳐다보며
혼잣말로 뇌까리며 한숨을 쉬어도
가족들 앞에서는 언제나 표정을 숨긴다.
행여나 지식들에게 부담을 줄까봐
바깥일을 가슴깊이 묻어두고
생 웃음을 짓다보니 주름살만 깊어진다.
아버지 두 어깨는 쇠가 아니고
두 다리는 로봇이 아닌데도
쑤신 삭신을 털고 일어서 열심히 걷는다.
아버지가 되는 일은 바보가 되는 일이며
가진 것을 톡톡 털리고 빈손으로 사는 일이다.
아버지도 사람인데 목석이 되려한다.
아버지가 된 후 아버지를 알았다.
2019.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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