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그 산

신사/박인걸 2019. 8. 2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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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

 

나는 항상 그 산을 꿈꾼다.

반드시 정복(征服)하고픈 산이다.

이 세상에 없는 산이며

내 마음속에 서 있는 산이다.

청명한 날이면 영롱하다가도

암운(暗雲)이 덮으면

이어도처럼 구름 속에 잠기지만

뫼 뿌리는 본성 바탕에 있다.

평생을 오르고 올랐지만

아직은 미흡하여 중턱을 맴돌 뿐

더딘 진척(進陟)에 숨이 막히지만

나는 그 날을 의심하지 않는다.

고독(孤獨)은 뼈에 사무쳤고

아픔은 생살을 찢는 듯해도

고난을 이겨내야 할 이유가 있다.

그 산이 거기 있어서이다.

오늘 같은 날은 그 산이 선명하다.

2019.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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