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소년(少年)

신사/박인걸 2019. 8. 15.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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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少年)

  

        시인/박인걸

 

그 소녀와

여름 냇가에 앉아

별빛에 흐르는 냇물을 보며

지줄 거리는 물소리처럼

오래도록 속삭이었다.

수줍고 또 수줍어

손 한 번 잡지 못하고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 못했지만

나란히 앉아 있기만 해도

내 마음은 구름 위를 걸었다.

반달은 앞산을 넘고

유성(流星)은 꼬리를 그으며 흐르고

풀벌레 노래 고요를 깨고

가슴은 한 없이 뒤설레었다.

이제는 빛바랜 옛 추억

도회지 깊은 여름 밤

지열(地熱)에 잠 못 이루고

창가에 그 달만 서 있다.

먼 하늘의 맑은 밤별이

그 소녀의 눈빛처럼 빛난다.

2019.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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