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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少年)
시인/박인걸
그 소녀와
여름 냇가에 앉아
별빛에 흐르는 냇물을 보며
지줄 거리는 물소리처럼
오래도록 속삭이었다.
수줍고 또 수줍어
손 한 번 잡지 못하고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 못했지만
나란히 앉아 있기만 해도
내 마음은 구름 위를 걸었다.
반달은 앞산을 넘고
유성(流星)은 꼬리를 그으며 흐르고
풀벌레 노래 고요를 깨고
가슴은 한 없이 뒤설레었다.
이제는 빛바랜 옛 추억
도회지 깊은 여름 밤
지열(地熱)에 잠 못 이루고
창가에 그 달만 서 있다.
먼 하늘의 맑은 밤별이
그 소녀의 눈빛처럼 빛난다.
2019.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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