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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頒鳩)의 울음
아침안개 자욱한 지양산
앙당그레 뒤틀린 고사목 끝에
한 마리 반구(頒鳩)의 울음소리
눈물겹고 처량하다.
배고파서 가냘픈가.
짝 잃어서 구슬픈가.
굽은 꼴짝 벼랑길에 지쳐
신세한탄의 넋두리인가.
삶과 죽음이 순환되는
자연 섭리의 혼효(混淆)속에
망목(亡木)끝에 매달린 멧비둘기
그 자체가 생(生)의 웅변이다.
노객(老客)이 이른 아침
멧부리를 타는 것도
한 가닥 생명 끈이 끊어질까
두려움이 아니던가.
우주에 던져진 생명체는
사는 일이 아주 버거워서
가끔은 안곡(岸曲)을 찾아
실체를 느끼며 울고파 한다.
2019.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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