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반구(頒鳩)의 울음

신사/박인걸 2019. 6. 24. 10:00
반응형

반구(頒鳩)의 울음

 

아침안개 자욱한 지양산

앙당그레 뒤틀린 고사목 끝에

한 마리 반구(頒鳩)의 울음소리

눈물겹고 처량하다.

 

배고파서 가냘픈가.

짝 잃어서 구슬픈가.

굽은 꼴짝 벼랑길에 지쳐

신세한탄의 넋두리인가.

 

삶과 죽음이 순환되는

자연 섭리의 혼효(混淆)속에

망목(亡木)끝에 매달린 멧비둘기

그 자체가 생()의 웅변이다.

 

노객(老客)이 이른 아침

멧부리를 타는 것도

한 가닥 생명 끈이 끊어질까

두려움이 아니던가.

 

우주에 던져진 생명체는

사는 일이 아주 버거워서

가끔은 안곡(岸曲)을 찾아

실체를 느끼며 울고파 한다.

2019.6.24


반응형

'나의 창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들꽃  (0) 2019.06.26
그 해 6.25  (0) 2019.06.25
모란  (0) 2019.06.22
막차  (0) 2019.06.20
허무(虛無)  (0) 2019.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