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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虛無)
경숙옹주 누워 깊이 잠든
까치울 오솔길에는
너부러진 고사목들이
세월의 무상함을 웅변한다.
어디론가 흘러가는 구름과
유령(幽靈)처럼 떠도는 바람
웅크린 바위를 뒤덮은 이끼에서
존재들의 허무를 느낀다.
근원적 출처는 미궁(迷宮)이나
기묘의 입김에서 출발한 존재들이
어느 시점(時點)을 지나면
하나같이 소멸의 길을 걷는다.
아직 내가 살아있음은
자연 섭리의 순응(順應)지만
어느 날 심장이 멋을 때
숲에서 한 줌 흙이 되리라.
2019.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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