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산새에게

신사/박인걸 2018. 2. 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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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새에게

산 새 한 마리 구슬피 운다.
새끼를 버린 어미를 애타게 찾지만
작심하고 떠난 어미는 돌아오지 않는다.
처음 겪는 두려움에 깃털은 곤두서고
작은 심장은 터질 듯 아프다.
밤 같은 캄캄함이 두 눈을 가리고
나뭇가지를 붙든 손은 맥이 풀린다.
찬바람은 나뭇가지를 사정없이 흔들고
눈 덮인 산은 깊은 침묵에 빠졌다.
해는 서산으로 점점 기울고
산새들은 자기 집으로 날아가 버렸다.
첫 밤은 깊은 충격이고
내일 밤은 고비가 될 것이다.
스스로를 추슬러 정신을 차려야
아귀에 떨어진 두려움을 극복하리라. 
살다보면 더러 고비가 있단다.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린단다.
하지만 그대로 주저앉지만 않으면
절벽 사이에도 길이 보이고
사막한 가운데에도 오아시스가 있더라.
산새야 이제는 그만 울어라.
살아있는 새들도 너처럼 울었단다.
201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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