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찹쌀떡 사요

신사/박인걸 2018. 2. 20. 08:42

찹쌀떡 사요.

 

눈이 녹아 비로 내리는 밤에

빌라 골목 어디선가

메밀 묵 찹쌀떡을 외치는

남자의 목소리가 서글프다.

 

자정으로 가는 이 시간에

지척거리는 발걸음으로

팔리지 않는 떡 그릇을 메고

몇 번째 마을을 돌고 있다.

 

스마트폰 한 통화로

안방까지 배달되는

편리하고 손쉬운 시대에

누가 저 소리에 귀를 기울일까

 

어떤 사연이 있어서

몇 푼 생활비를 충당하려

어둔 밤길에 찬비를 맞으며

애타게 외치며 걷고 있겠지

 

따뜻한 이불을 덮고

편안한 잠을 청하던 차에

배고파 잠 못 이루던 옛 기억에

마음이 많이 괴롭다.

2018.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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