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백조

신사/박인걸 2017. 8. 1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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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

그대의 하얀 깃털 옷은
찬란하여 눈이 부시고
긴 목 빼든 우아함에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고고한 날개 짓은
경외감을 자아내고
호수에 내려앉을 때면
강림한 천사더라.

격조 높은 몸짓에는
기품이 풍겨나고
절제된 걸음걸이에
품위가 서렸더라.

가까이 다가가기엔
자신이 너무 불결하여
멀리서 흠모할 뿐
속으로 애만 태웠다.

그러나 오늘 소스라쳤다.
게걸스런 주둥이로
썩은 고기를 삼키는
황홀한 그대이었기에
2017.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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