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도시를 떠나라

신사/박인걸 2017. 8. 7.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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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떠나라.

 

그대는 왜 도시에 살려는가.

무슨 꿈을 쫒아 여기까지 왔는가.

익명의 자유가 보장되나

인간소외의 도가니이다.

가진 자는 올라가고 없는 자는 추락한다.

부러워 서글픈 이들과

따돌림에 움츠려드는 이들이

술 한 잔에 눈물을 섞으며

욕지거리를 쏟아내는 어두운 거리이다.

위로만 뻗어 오르는 직사각형의 절벽과

흙냄새라곤 맡을 수 없는

철골 콘크리트의 단조로움을 보라.

유리벽에서 새어 나오는

뱀살 보다 더 차가운 냉정함이

도시를 동경하던 발걸음을 돌리게 한다.

자연스러운 길을 파헤쳐

줄을 쳐 가지런한

파괴된 인간성을 포장한 직선 도로위로

눈을 부릅뜬 차들이 金錢을 주우러 달린다.

앞집 이웃의 이름을 알려 말라

내 이름도 알리려하지 말라

이름을 숨기고 살면 자유롭다.

여기는 촌락이 아니란다.

기계적인 일상에서

북극의 얼음보다 더 차가움이

마주보는 눈빛에서 쏟아진다.

도시를 떠나라.

도시로 다시는 오지 말라.

인간다움을 원하거든 시골로 돌아가라.

201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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